미스터트롯 김호중이 결승전에서 ‘고맙소’를 부르기까지
-김호중의 선물
미스터트롯 경연에 참가한 다양한 지원자 그룹 중에 타쟝르부가 있었다. 김호중도 거기에 속해 경연을 펼치는 동안 나름 우여곡절이 많았고, 너울성의 평가에 따른 부침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살아남아 대망의 결승전 진출에 성공했다.
타쟝르부에 속한 참가자들이 하나 둘씩 떨어지는 동안에도 김호중은 굳건하게 그 위치를 차지하면서 한 단계 한 단계 위로 올라갔는데, 이것은 오로지 김호중만이 구사하며 부를 수 있는 노래 실력에 기인한 것이었다.
김호중은 노래만 부른 것은 아니었다. 무대에서 춤을 추고 무엇을 보여줘야 퍼포먼스라고 부르지만 사실 그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노래와는 별개인 퍼포먼스라고 해야 한다. 음악과 합일을 이루는 진정한 음악적 퍼포먼스는 김호중 같은 뮤지션을 통해서 나타나는 그것과 같은 맥락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호중이 보여준 두 가지 측면의 퍼포먼스는 노래와 표현이다. 다양하면서도 개성이 강한 노래를 선택해서 부른 것 자체가 퍼포먼스다. 같은 계열의 노래를 계속 부르는 것은 그리 어렵지가 않다. 더군다나 패턴 자체가 같은 노래일 경우에는 동일한 패턴에 새로운 노래의 그것만 대입하면 되기 때문에 이 역시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김호중은 천성으로 말미암았든 음악적 성향으로 말미암았든 간에, 소극적으로 말하면 이미 하고 있는 것이나 이룬 것에 대해, 쉬 지루해하고 적극적으로 말하면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창조적 갈망이 본성 자체와도 같은 뮤지션이다.
그래서 김호중은 같은 계열의 노래를 연이어 부르거나 또는 어떤 노래들을 같은 패턴으로 연이어 부르거나 하지 않고, 색다른 노래를 선택하고 색다른 창법으로 노래를 부르며 색다른 무대를 연출해 왔다.
이것은 김호중에게 기본적으로 내재된 예술성과 인간미 두 가지 요인 때문일 것이라 본다. 인간미로 인해서는 호소력에 기반한 울림 가득한 노래를 부르고, 예술성으로 인해서는 그 표현의 다변화와 다양성을 꾀할 수밖에 없는 것, 이것이 바로 김호중만의 첫 번째 퍼포먼스다.
김호중은 그렇게 양 방향의 다양한 노래를 부르는 동안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노래하는 사람이 어떤 노래를 부를 때마다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면 복장과 춤을 위주로 한 무대일 텐데, 그 점에서 김호중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진정성 있게 보여주었다.
노래에 몰입하면서 감정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김호중의 마스크는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의 노래를 더 깊이 있게 확장하고 더 깊은 공감의 세계나 영역으로 이끌어가는 무기요 안내자와도 같았다. 그래서 김호중의 노래는 동영상을 통해서 보고 들어야 더욱 맛이 난다고 하는 말에 수긍을 하게 되는 이것이 김호중만의 두 번째 퍼모먼스다.
이 두 가지 퍼포먼스의 결정체가 바로 결승전 2라운드 인생곡 미션에서 부른 ‘고맙소’다. 원곡을 잊게 만든 가창, 청중에게 울림이 아닌 그 이상의 울음을 동반하며 유도해 간 벌스, 그리고 정제된 감정과 사운드로 단단하면서도 풍성하게 정점을 찍은 후크, 이것이 바로 김호중의 고맙소를 청중의 가슴에 깊이 들여앉힌 김호중의 노련한 테크닉에 기반한 퍼포먼스의 완성이었다.
김호중을 좋아하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나름 물밑의 갈증 같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일종의 포텐을 터트리는 노래를 기대하는 심리와도 같은 것이었다. 다른 참가자들은 포텐을 터트리고 그 후광을 무기 삼아 승승장구하는데 김호중은 그 포텐이 터지지 않은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까.
사실 김호중도 포텐을 터트린 선수였다. 등장하자마자 진성의 ‘태클을 걸지마’를 불러 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조심스럽게 말하면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린 느낌이어서 진정한 의미에서 포텐이라고 하기보다는 김호중이라는 참가자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인지효과 같은 것에 머물렀다고 해야 맞다.
그런데 그런 김호중이 결승전 2라운드에서, 미스터트롯 최후의 무대에서 포텐을 터트렸다. 요즘 말로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중후함을 바탕으로 인생의 의미를 진중하게 짚어가면서 공감과 울림을 과하지 않게 아주 적절하게 버무린 노래를 내 놓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들어오자마자 포텐을 터트린 것이 아주 잘 된 일일지도 모른다. 한 템포 쉬었다가 마지막에 터트린 포텐의 흐름과 타이밍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기 때문이다. 앞서 포텐을 터트린 참가자들의 결승전 노래는 그들이 이전에 보여주었던 포텐의 강도와 위력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호중이 부른 ‘고맙소’의 진정한 가치는 포텐에만 있지 않다. 고맙소를 부르는 순간 경연을 잊어버리게 했고, 1등을 하고 안 하고의 문제를 초월해버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김호중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이것이 김호중을 통해 받은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고, ‘가창자와 감상자’ 사이에서 기능하는 노래가 기여할 수 있는 최대 만족의 음악적 선물이 될 것이다.
바로 이 선물 때문에 ‘경연’과 ‘1등’이라는 경쟁의 수치가 김호중의 노래를 통해서 사라져버리고 그 자리에 김호중의 인생곡이 묵직하게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호중이 마지막으로 부른 ‘고맙소’는 김호중의 팬들을 더욱 단단하게 묶을 공산이 크고, 새로운 팬들을 꾸준하게 유입할 노래가 되어, 말 그대로의 ‘인생곡’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미스터트롯 경연이 다 끝났다. 김호중은 ‘고맙소’를 부르며 그의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마음의 선물을 전했다. 김호중의 팬들은 그 마음을 받으면서 김호중이라는 선물을 이해했고 받아들였으며, 김호중처럼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며 ‘고맙다’는 마음을 가지기 시작했다.
진정한 팬이라면 노래만이 아닌 인성까지 좋아하며 닮아가는 법, 이제 김호중은 그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인생의 감동까지 나눠주는 훈훈한 사람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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